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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린핀 저널 2탄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과 책사랑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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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6-06-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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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inoyperyodiko.com/2026/06/15/panitikan-at-kultura/isang-hapon-sa-loob-ng-isang-container-van-library-sa-iksan/20313/

필리핀 저널을 통해 소개되는 한국작은도서관과 정기원 이사장


Dr.Luis Gatmaitan


(FLAPI 한국 도서관 방문기 시리즈 2)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인 정기원 선생님은 우리를 자신이 거주하는 익산시로 안내했다. 그날 오후에도 방문 예정인 도서관이 하나 더 있었다. 이동하는 동안 넓게 펼쳐진 농촌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광활한 들판에 심어진 것은 보리였다. 또한 도로 양옆에는 비닐하우스가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상추, 배추(김치용!), 양파, 무, 고추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농업이 중심인 곳이지만 도서관 문화에서도 소외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기원 이사장 본인이 직접 작은도서관을 세워 운영하고 있었다. 그동안 기증받은 수많은 책들을 정성껏 정리하여 독특한 형태의 도서관을 만들었다.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정기원 이사장과 필리핀 우정도서관협회(FLAPI)의 Fe Abelardo 회장. 그 사이에는 작가 Luis Gatmaitan과 Maria Rosario Marasigan이 함께했다.


정 이사장의 마당에 들어서자 짙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철재 도서관이 눈앞에 나타났다. 직사각형 형태의 센드위치 판넬 위에 삼각형 지붕을 얹어 작은 건물처럼 보였다. 특히 정면은 지붕 아래까지 이어지는 대형 원웨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아름다운 들판 풍경이 그대로 반사되었다. 다른 벽면에는 창문이 거의 없거나 매우 작은 창문만 있었다.


내부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시원했고, 전면이 통유리라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와 밝고 쾌적했다. 도서관 주변은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바깥 공기는 무척 상쾌했다.


익산시에 위치한 정기원 이사장의 빨간 도서관.


이 도서관은 2층 구조로 되어 있었다. 1층에는 책으로 가득 찬 서가들과 화장실이 있었고, 2층은 정 이사장의 접견실이자 사무실 역할을 하고 있었다. 긴 테이블이 놓여 있어 다양한 독서 및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는 그의 자녀들도 운영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우리 일행 중 교과서 저자이자 유아교육 전문가인 마리아 로사리오 ‘채리’ 마라시간이 정 이사장에게 질문했다.


“만약 은퇴하시게 되면 한국작은도서관협회의 운영은 누가 이어받게 됩니까?”


현재 협회에는 1,500개 이상의 작은도서관이 소속되어 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이미  후계자를 준비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마리아 로사리오 마라시간은 자신이 집필한 과학 교과서를 익산 인화해피빌리지와 빨간 도서관에 기증했다. 사진은 정기원 이사장과 함께.


나와 채리 마라시간도 이 기회를 활용해 각자 저서 한 권씩을 정 이사장의 도서관에 기증했다. 책을 운반하는 일이 쉽지 않아 많은 책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이미 수많은 책으로 가득한 이 도서관에 필리핀 책이 함께 비치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정 이사장과 한국작은도서관협회는 여러 차례 필리핀을 방문하여 도서관 발전 세미나와 워크숍을 진행해 왔기에 필리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마라시간은 현재 바레인과 일본 일부 학교에서도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최신 과학 교과서를 기증했고, 나는 어린이책 한 권을 기증했다.


책사랑 도서관 1층은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는 정 이사장에게 작은도서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그는 “도서관 발전과 독서 문화 확산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일을 이루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나라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전국에 작은도서관을 세우고 지원하는 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2층은 접견실과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농담 삼아 말했다.


“만약 회고록을 쓰신다면 제목은 ‘고창의 책 영웅, 정기원’이 딱일 것 같습니다.”


현재는 익산에 살고 있지만 정 이사장의 고향은 고창이다.


이에 FLAPI 회장인 Fe Abelardo는 이렇게 덧붙였다.


“당신은 정말 고창의 자랑입니다.”


실제로 그는 필리핀에서도 여러 차례 도서 기증 운동과 도서관 개발 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필자인 Luis Gatmaitan도 자신의 어린이책을 정기원 이사장에게 기증했다.


도서관 운영과 협회 가입 방법 등에 대한 대화를 마친 후, 정 이사장의 직원들이 준비한 독서 관련 체험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긴 테이블 위에는 천으로 만든 에코백과 다양한 색상의 아크릴 펜이 준비되어 있었다. 활동을 진행한 강사는 먼저 스토리텔링 시간을 가졌고, 우리가 색칠하게 될 그림들이 모두 유명한 한국 작가의 책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었다.


직원들은 체험 활동 전에 짧은 스토리텔링 시간을 마련했다.


마침 내 옆에는 약리학 박사이자 복음주의 교회의 집사인 박병길 박사가 앉아 있었다.


그는 해당 그림을 그린 화가가 조선시대 인물이며, 상징성과 반영(reflection) 기법을 잘 활용하는 화가로 유명했다고 설명해 주었다. 당시 조선의 왕도 그의 뛰어난 예술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색칠하고, 생각하고.”


한국 그림책에서 가져온 그림을 직접 색칠하는 시간.


색칠을 마친 후에는 각자 자신의 작품을 소개해야 했다. 어떤 색을 사용했는지, 그 색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이 활동을 하면서 매우 편안함을 느꼈다. 어린 시절 색칠공부를 좋아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카바나투안 시에 다녀오실 때마다 색칠공부 책을 사다 달라고 졸랐던 기억도 났다.


특히 64색 크레용 세트와 내장형 깎이가 달린 크레용은 어린 시절 가장 소중한 보물 중 하나였다.


익산 인화해피빌리지는 필리핀 대표단을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훗날 나는 어린이책 작가가 되었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은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쓰는 어린이책마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따로 있다.


그렇기에 이번 색칠 활동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또한 성인용 만다라 컬러링북이나 정신건강을 위한 컬러링북이 왜 인기를 얻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색칠이라는 행위 자체가 치유와 휴식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정기원 이사장, 한국 작은도서관 운동의 ‘책 영웅’.


예상대로 모든 참가자는 자신이 사용한 색과 그 의미를 발표해야 했다.


“왜 이 색을 선택했나요?”

“이 그림을 색칠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


한 참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이 활동이 단순한 미술 체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색을 입히는 과정 속에서 감정이 해소되고, 마음 깊은 곳에 있던 감정들이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것은 일종의 카타르시스(catharsis) 였다.


그 순간 나는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다.


책은 사람을 치유한다.

그것이 글을 통해서든, 그림을 통해서든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붉은 책사랑 도서관에서 참으로 행복한 오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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